[양경규 선본 - 성명서]
용산참사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철거민이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용산4구역에서 평범하게 식당을 운영하던 고인은 2009년 강제철거에 저항하며 망루농성에 참여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3년 9개월 동안 옥고를 치러야 했습니다. 출소 후 그는 높은 건물에 오를 때면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며 우울증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고인의 죽음은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 아닙니다. 재벌기업이 챙겨갈 이윤에만 눈이 먼 개발계획에 사람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저항하는 용산 주민들을 살인진압했고,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로 피해자인 철거민들을 도리어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국가가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입니다.
피해자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고통 속에서 허덕입니다. 그런데 살인진압의 당사자인 김석기 경찰청장은 자유한국당 금배지를 달고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는 망발을 떠들고 다닙니다.
책임자 처벌이 절실합니다. 제 아무리 검찰과 경찰이 독립적 기구를 꾸려 진상조사에 나선다해도,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지금까지 적폐청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를 잡아넣는 것만이 적폐청산이 아닙니다. 책임자를 단호하게 처벌하는 것, 다시는 그러한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손질하는 것, 법 위에 군림했던 적폐세력에 의해 눈물 흘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답을 주는 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일 겁니다.
용산참사 10년, 아직도 참사는 진행 중입니다. 정부는 진상규명과 단호한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으로 더 이상의 국가폭력 희생자가 나오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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