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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규가 만난 사람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을기리며-문화예술위창립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을기리며-문화예술위창립)


어제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 창립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일견 화려하고 근사해 보일 수도 있는 문화예술인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린 아픔들을 보아왔던 저로서는 문화예술위원회 창립을 그저 단순한 행사로만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공공연맹에서 일하면서 보았던 많은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술 노동자들 - 오케스트라의 단원, 오페라 가수에서 무명의 연극배우, 영화촬영장의 최저임금 스텝까지 -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두 그 노동이 갖는 고통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술과 삶 사이의 괴리와 노동의 소외라는 문제였습니다.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가 창립되는 그 자리에서 저는 문화예술인, 문화예술노동자들이 외친 “문화와 예술의 정의로운 전환”에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짧은 인사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을 기리며 - 문화예술위원회 창립식 자리에서>


몇 년전 문화예술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서 보았던 표어 한 구절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렸을적 예술가꿈, 커서보니 처량하다”


예술가라는 말 뒤에 숨겨진 아픔을 그대로 드러낸 표어였습니다. 그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기도 하고 근사해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뒤에 숨겨진 삶의 고통과 노동의 소외가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에 얼마나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지를.


문화예술노동자들의 힘겨운 삶 또한 결국, 노동의 문제일 것입니다. 문화예술노동자들은 노동에 대한 많은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라는 가수가 고된 삶 끝에 삶을 마감한 일을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문화예술노동자들의 팍팍한 삶의 민낯이 드러난 일이며, 또 그들의 미래에 대한 절망을 그대로 보여 준 가슴아픈 사건이었습니다. 그 사건의 보도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문화와 예술이라는 이름하에 삶의 커다란 짐을 지고 가는 문화예술노동자의 절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이런저런 대책도 논의되는 듯 했지만 늘 그렇듯이 사람들은 금세 잊어버렸습니다.


문화예술노동자들의 비극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 삶의 현장의 문제 뿐만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삶의 고통이 깊어지는 문화예술인들의 복지 문제와 청소년의 문화예술교육의 문제 등도 진보정당의 최대 과제입니다. 때문에 정의당은 문화예술노동자의 고민을 수렴하면서 진보정당으로서 그 어떤 정치세력도 할 수 없는 문화예술노동자의 삶과 노동을 위한 대안을 당의 제1의 정책으로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 선 저나 여러분, 그리고 우리 정의당은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문화예술노동자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대안을 함께 고민해 나갑시다. 오늘 창립되는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가 늘 그 중심에 있기를 바랍니다.